본초강목 2편: “쌀이 약이라고? 조상님들은 밥부터 달였다!”
밥을 약처럼 달여 먹는다?
지금 우리가 보기엔 다소 낯선 표현이지만, 조선 시대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말이었습니다. ‘밥’은 단순한 주식이 아닌 몸을 다스리는 하나의 약, 즉 **식약(食藥)**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면 이상한 말 같지만, 옛사람들에게 ‘밥’은 진짜 보약이었습니다.
『본초강목』에서는 쌀, 보리, 기장, 콩 같은 곡물을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닌, 사람의 기혈과 장부를 조화롭게 다스리는 건강 곡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건, 이 곡물 철학이 오늘날 현대 영양학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는 점입니다. ‘기능성 곡물 식단’, ‘슈퍼푸드’, ‘약선 밥상’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게 들리는 지금, 『본초강목』 속 곡물 이야기는 다시금 주목받을 만합니다.
1. 쌀(稻米): 비위(脾胃)를 보하고, 기운을 돋우는 곡물의 왕
“쌀은 속을 편안하게 하고, 기를 채우며, 장을 윤택하게 한다.” – 본초강목
쌀은 조선 시대 식문화에서 중심축을 차지한 곡물이자, ‘곡물 중의 으뜸’으로 꼽혔습니다. 『본초강목』에서도 쌀은 비위(脾胃)를 보하고, 기운을 보충하는 식약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몸이 허하거나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권장됐습니다.
이와 같은 지혜는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현대 영양학 관점
- 탄수화물: 우리 몸과 뇌의 주요 에너지원
- 전분질: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부담이 적음
- 현미 vs 백미: 현미에는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더 풍부
『본초강목』에서는 특히 *죽(粥)*으로 쌀을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끓여 먹는 방식이 소화를 도우며 위장에 자극이 적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이유식, 병원식, 회복식으로 죽이 활용되는 것을 보면, 조상들의 지혜가 얼마나 앞서 있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2. 보리(大麥): 더운 몸을 식히는 곡물
“더운 기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며, 소화를 돕는다.”
보리는 예로부터 몸에 쌓인 습열(濕熱)을 내려주는 곡물로 평가되었습니다. 특히 더운 여름철, 입맛이 떨어지고 몸이 무거울 때 보리는 속을 시원하게 정돈해주는 식품으로 자주 등장했죠.
현대 영양학 관점
- 베타글루칸: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면역 기능을 도와줌
- 저GI 식품: 혈당을 천천히 올려 당뇨 예방에 효과적
- 식이섬유 풍부: 장 건강, 체중 조절, 변비 개선에 도움
오늘날 여름철이면 누구나 즐기는 보리차, 알고 보면 『본초강목』이 전하는 한방 음료였던 셈입니다.
3. 기장(粟米): 이뇨 작용과 위장 보호의 숨은 고수
“소변을 잘 보게 하고, 열을 내리며,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
기장은 쌀보다 작고 소박한 곡물이지만, 『본초강목』에서는 중요한 곡물로 다뤄집니다. 주로 이뇨 작용, 해열, 위장 보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위가 약하거나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곡물로 자주 언급되었죠.
현대 영양학 관점
- 마그네슘, 인: 뼈 건강과 신경 안정에 도움
- 글루텐 프리: 알레르기, 소화 불량 대체 식품으로 각광
- 알칼리성 식품: 위산 중화 효과, 위장 보호에 적합
죽이나 선식으로 섭취하면 위에 부담 없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은은한 곡물 향까지 더해져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4. 콩(豆類): 신장을 보하고, 노화를 늦춘다
“콩은 신장을 이롭게 하고, 기혈을 보하며, 오래 먹으면 늙지 않는다.”
콩은 단순한 식재료 그 이상이었습니다. 『본초강목』에서는 특히 **검은콩(흑두)**과 **노란콩(황두)**을 따로 분류하며, 각각의 효과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장 기능 강화와 기력 회복, 노화 방지에 탁월한 식품으로 강조됩니다.
현대 영양학 관점
- 식물성 단백질: 근육 유지, 대사 기능 향상
- 이소플라본: 여성 호르몬 균형, 항산화 효과
- 콩 단백질: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혈압 안정
특히 검은콩은 현대에서도 탈모 예방, 피부 건강, 항노화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여성 갱년기 건강 보조제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요약: 밥상 위 보약은 이미 조상님들이 알고 있었다
쌀 | 비위 보강, 기 보충 | 에너지원, 소화 도움 |
보리 | 갈증 해소, 소화 촉진 | 콜레스테롤 저하, 혈당 안정 |
기장 | 위장 보호, 열 제거 | 위산 억제, 미네랄 보강 |
콩 | 신장 강화, 노화 방지 | 항산화, 단백질, 호르몬 균형 |
- 약선 팁 한 그릇:
- 보리: 속 편안한 탄수화물로 기력 보충
- 콩나물: 콩의 효능 그대로 살린 해장 & 해독 식재료
- 된장국: 발효식품으로 장 건강까지 케어
다음 편 예고:
“마늘, 생강, 무도 약이다? 채소는 최고의 면역처방!”
(3편에서는 채소류 중심의 약선적 가치와 영양학을 소개할게요)
본초강목 3편: “파, 마늘, 생강이 조선판 영양제였다고?”
채소는 '약'이었다?파, 마늘, 생강, 무—요즘은 모두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지만, 사실 이 네 가지는 조선 시대에도 민간요법의 기본 재료이자, 몸을 다스리는 중요한 ‘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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